Archive Page 38
Economic Situation
요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industry 에 있건 academia 에 있건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이 없을 리 없다. 학과에서도 예산 삭감에 대한 이메일이 여러번 오고 심지어 총장도 학생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돌리는 상황이다. 심지어 어떤 학교(ivy league) 하나는 투자했던 회사가 아예 망해서 이번에 postdoc을 아예 안 뽑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의 불안함이 있지만… 그래도 위안을 가질 수 있었던 만화 한 컷:
“They’re so cheap, it wouldn’t make a difference anyway.”
이제부터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사실 여기서 받는 생활비(보통 stipend라고 부른다)에는 꽤나 만족하고 있다.
돈 한 푼 안 내고 공부하면서 적당히 먹고 살 만큼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일이니까. 거기에 요즘 환율이 이상해서 한국 돈으로 환산해 보면 더 많이 받는 느낌이기도 하다. 물론 물건 살 때 한국 돈으로 환산해보면 더 충격이지만. ($15정도 저녁식사에 세금에 팁 합하면 거의 3만원…) 대신 이번에 한국 가면 되도록 미국 신용카드로 쓸 생각이다.
이번 학기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이제 이틀만 있으면 집에 간다는 사실이 아직도 잘 믿겨지지 않는다.
Boston Symphony Orchestra
BSO (Boston Symphony Orchestra) 에서 교육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College Card 라는 걸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BSO와 MIT와의 협정으로 MIT ID만 제시하면 완전히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것만 있으면 한 달에 한두번 정도의 정해진 콘서트를 하루에 선착순 100명씩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그 동안 몇 번의 콘서트를 숙제가 너무 많거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포기하다가, 오늘은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서 아침 수업을 빠지고(…) 추위에 덜덜 떨면서 버스를 타고 보스턴으로 내려가 College Card 와 표를 받아 왔다.
프로그램은 이랬다.
Thursday, November 20, 8pm
GENNADY ROZHDESTVENSKY conducting
- BRAHMS, Variation and Fugue on a Theme by Handel
- ELGAR, Cello Concerto in E Minor, opus 85
- TCHAIKOVSKY, Manfred, opus 58, Symphony in Four Scenes after the Dramatic Poem by Byron
공연 가기 전에는 곡명은 제대로 보지도 못 하고 브람스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며 갔는데 막상 내가 원하던 느낌의 곡은 아니어서 조금 실망이었다. 두 번째 곡은 마에스트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나이 지긋한 첼로 솔리스트(LYNN HARRELL)의 테크닉과 감성이 무척 돋보여서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사실 곡 자체의 느낌은 ‘감동적이다’ 보다는 ‘재밌다’ 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마지막 차이코프스키의 곡은 웅장하면서도 중간에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가장 즐겁게 들었다. 악기 편성이 다양해서 기본적인 현악기, 클라리넷, 플룻을 비롯하여 다양한 금관, 각종 타악기 구성에 하프도 두 대나 있어서 주 선율을 대화하듯이 주고받는 느낌이 무척 다채로워서 즐거웠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내가 느끼기에는) 굉장히 감성적이라기보다는 볼거리가 많은 공연이었다. 심포니 홀도 효율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외관이 멋졌으니까…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웅장하다)
클릭해서 보세요 ↓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친구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바로 옆에 있는 야경이 예쁜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져고 나와서 괜찮은 사진들을 몇 개 건졌는데, 이걸 찍느라 온 몸이 얼어붙을 뻔 했다. (보스턴의 겨울은 무섭다. 이제 시작이라던데…)
이래저래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진 하루.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MIT T-shirt
외부에서 MIT를 묘사할 때 많이 쓰는 말 중 하나가 “proudly nerdy” 인데…
그만큼 MIT 옷가게에 가 보면 ‘저런 걸 입고 다니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옷들이 많이 있다.
물론 평범하게 학교 이름 써져 있는 옷들도 있지만 그 외의 종류들은 대충 두 가지로 나뉘는데:
1. 복잡한 수식이나 알 수 없는 조크가 써 있거나,
2. 5분 거리에 있는 H대학이나 캘리포니아의 C공대를 비방(?)하는 내용이거나.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MIT의 대표 색상은 cardinal red & steel gray)
그래도 처음 봤을 때는 좀 웃겼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