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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실제 – 하버드 졸업생의 진로
국내 신문에서 하버드 졸업생의 39%가 컨설팅, 은행, 금융계로 몰리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진위 파악을 위해서 출처인 Harvard Crimson 을 찾아보았다.
문제의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Harvard Graduates Head to Investment Banking, Consulting”
하버드 졸업생들 중 16.1%가 컨설팅 회사에 취직했고, 12.4%는 Banking, 그리고 10.6%가 Finance/Business 로 진로를 정했다. 반면에 예술가를 꿈꾸는 13.3%의 사람들 중 실제로 예술계에 남은 사람은 4.2%에 지나지 않는 처참한 현실이다.
요즈음 출국을 앞두고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자주 갖는다.
이상이냐 현실이냐, 쉽게 말해서 꿈이냐 돈이냐, 하는 주제는 대학생이 된 이후로 술자리에서 ‘당연히’ 하게 되던 이야기이다. 결국 선택과 포기의 문제다. 어느 쪽을 위해 다른 쪽을 얼만큼 희생하느냐 하는… (물론 희생하지 않아도 되는 운 좋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조금씩 나이가 들어 가면서 점점 이런 이야기들을 하지 않게 됨을 느낀다. 갈수록 자신의 이상 추구가 ‘토론할 가치도 없는’ 문제가 되어 버린다. 모두에게 현실은 냉혹한 것이고 가장 좋은 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살 수 있는 방법이 정답이 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까지는 순수함을 억지로 붙잡고 있지만 언제 놓게 될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다.
당연한 일인 것은 아는데, 이것이 왜 이리도 안타까운걸까.
아마 젊음을 잃어 가는 신호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밤길 달리기
전원주택 비슷한 곳에 살다 보니 집앞까지 오는 버스가 없어서
터미널까지 셔틀처럼 이용하는 낡은 차를 항상 끌고 다닌다.
늦은 시간 버스에 피곤한 몸을 싣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터미널에 도착하는데
조금 걸어가 서리가 가득 낀 차에 시동을 걸고 앉으면 밀려드는 평화를 느낀다.
라디오를 켜고 정지영씨의 차분한 목소리와 잔잔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아무도 없는 도로를 여유롭게 달린다.
머리 속의 온갖 번뇌는 잠시마나 완전히 잊고
그야말로 따뜻한 기운만이 내 몸을 감싼다.
무척 작지만.. 이건 분명 행복이다.
대학원 지원 결과
2008년도 가을학기에
Department of Mathematics, Massachusette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박사과정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두 달의 시간이,
참 여기에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파란만장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