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새로 시작한 김광민의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와 루시드폴의 ‘사람들은 즐겁다’를 어느 정도 칠 수 있게 되고 나서 2주쯤 전부터 (좀 진부하지만) 이적의 ‘다행이다’를 연습하고 있다.

이제 많이 연습이 되어서 노래에 집중해도 반주에 큰 무리가 없는데도 오늘 연주를 하는데 이상하게 무척 노래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을 하다가 혹시나 해서 디지털 피아노의 메트로놈을 켜 보았다.

세상에. 나의 박자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엉망이었다. 어이가 없을 만큼 마음대로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내 손가락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왔던 것은 ‘띵닥닥닥 띵닥닥닥’하고 단순 반복되는 비연속적인 소리의 도움을 받았을 뿐인데 나의 연주와 노래가 말도 안 되게 좋아지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메트로놈을 켜 놓은 채로 서너번쯤 연습을 한 후 다시 메트로놈을 끄고 머릿속으로 그 박자를 떠올리며 연주해 보니 제법 들어줄 만한 음악이 되었다.

참 단순하지만 잊기 쉬운 인생의 진리다. 아무리 화려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한들 적절한 템포를 유지하지 않으면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불안함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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