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19Apr13

MIT에서 온 응급 메일을 방금 받았다. 32동 스타타 센터 건물에서 총기발사가 있어서 경찰이 출동했다는 이야기. 방금 전에 들렸던 사이렌 소리가 그것이었나 보다.

조금 정신이 난다. 그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서. 며칠 전 시내에 마라톤 구경을 갔다가 죽었을 수도 있고, 학교에 있다가 총에 맞아 죽었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지금 숨을 쉬고 살아 있다는 것. 이번 보스턴 테러 사건의 희생자 중 한 명은 보스턴 대학교 수학과의 중국인 유학생이었다. 저 먼 아시아에서 태평양을 건너(중국이니까 대서양을 건넜을 수도 있다)와 외로운 대학원 유학 생활을 하는 나와 처지가 똑같은 학생. 그 학생 대신 내가 죽었을 수도 있다. 심장이 아파도 아직 뛰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무척이나 운이 좋은 일이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지금의 내 마음 따위는 저 희생자의 가족, 그리고 수많은 아픈 사람들의 고통에 비하면 별 거 아닌 것을. 그리고 제발 희생자가 없기를, 정말 오랜만에 기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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